평균 목표가까지 33.9% 상승 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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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수출 전략은 오랫동안 단순했다. 신라면이라는 단일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한인 커뮤니티부터 시작해 현지 주류 유통망으로 천천히 침투하는 방식이었다. 이 전략은 수십 년에 걸쳐 검증됐고, 농심은 그 과정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 제조 거점까지 구축했다. 영업이익 구조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해외 법인이 직접 생산하는 방식은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전가 위험을 분산시키고, 운임 변동성에서도 일정 부분 자유롭다.
불닭볶음면의 성장 경로는 전혀 다른 지형 위에 서 있다. 농심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현지 생산 기반 없이, 국내 단일 공장에서 전 세계로 수출하는 구조였다. 그 구조 위에서 매출이 급증했고, 이제 밀양에 두 번째 공장이 가동되면서 생산 능력의 물리적 한계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들 한다. 유안타 리포트도 같은 맥락으로 “성장 가시성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한 가지 전제는 짚어둘 필요가 있다.
불닭 수출금액지수 143.1이 감추고 있는 것
시장이 지금 가장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전제가 하나 있다. 공장이 늘면 매출이 늘고, 매출이 늘면 영업이익도 늘어난다는 믿음이다. 이 글은 그 전제가 (적어도 이번 국면에서는) 불완전하다고 본다.
네이버 금융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29.6억 원이다. 이 숫자가 달성되려면 몇 가지가 동시에 참이어야 한다. 수출 물량이 늘어야 하고, 판가가 유지되어야 하며, 운임 비용이 통제되어야 하고, 밀양 2공장의 고정비가 매출 증가 속도보다 느리게 쌓여야 한다. 한국은행 ECOS 기준 음식료품 수출금액지수가 143.1로 견조하다는 지표가 있고, 환율도 1,475.27원대로 수출 기업에 우호적이다. 그 부분은 부정하기 어렵다.
운임은 조금 다른 문제다.
삼양식품의 매출 구조는 수출 비중이 높다. 국내 공장 한 곳에서 생산해서 전 세계로 컨테이너를 채워 보내는 방식이다. 밀양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수출 물량 자체가 급증한다.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 몇 년 동안 급등과 급락을 반복해왔고, 지금도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 중 하나다. 운임지수가 10% 움직이면 영업이익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컨센서스 1,629억이 어떤 운임 수준을 전제로 짜여진 것인지. 시장이 편하게 넘어가고 있는 조용한 구멍이다.
수출금액지수 143.1이 판가와 물량을 합산한 수치라면, 그 안에서 원가 구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숫자가 따로 알려주지 않는다. 운임 비용은 매출원가에 녹아들어가는 항목이라 외부에서 분리해 보기 어렵다. 매출 성장이 영업이익으로 얼마나 전환되었는지는 (다소 답답하게도) 별개의 문제다.
밀양 2공장 가동 초기에는 고정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새 공장을 돌리려면 인력을 채워야 하고, 생산 라인이 완전 가동 상태에 도달하기까지 가동률이 낮은 시기를 거친다. 그 구간에서 영업이익률이 일시적으로 눌릴 수 있다. 컨센서스 1,629억이 이 전환 비용을 충분히 반영했는지는 불확실하다. 모르겠다고 말하는 게 정직하다.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이 요구하는 조건
야후 파이낸스 기준 현재 주가는 1,369,000원이다. 3개월 전 1,195,000원에서 올라왔다. 주가가 이 수준을 유지하려면 컨센서스 실적이 실제로 실현되어야 한다. 영업이익 1,629억이 나와야 하고, 그 아래에 깔린 가정들, 그러니까 운임 안정, 밀양 2공장 초기 가동 효율, 글로벌 수요 유지가 모두 성립해야 한다.
한국은행 ECOS 기준 회사채(3년, AA-) 금리가 4.0%로 안정돼 있어 자금조달 비용 부담은 제한적이다. 그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금리 환경이 영업이익률을 직접 높여주는 건 아니다. 자금조달 비용이 낮다는 건 투자 여력이 있다는 의미이며, 영업 구조 개선 신호와는 층위가 다르다.
KRX 기준 4월 16일 외국인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4,578억 원, KOSPI 6,226.05. 수급 환경은 우호적이다.
이 논거가 틀리려면, 향후 2~3분기 동안 밀양 2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컨테이너 운임이 현재 수준 내에서 통제되어야 한다. 두 조건이 모두 성립하면 컨센서스 영업이익 1,629억은 달성 가능하다. 반대로 공장 초기 가동 효율이 예상보다 낮거나 운임이 재차 상승 국면으로 진입한다면, 매출 성장이 이어져도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 그 두 시나리오 사이에서 현재 가격은 낙관 쪽에 기울어져 있다.
한국은행 ECOS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 118.8이 완만하게 오르는 환경은 국내 비용 구조에 소폭 영향을 주겠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매출 구조상 국내 물가 상승이 치명적인 변수는 아니다. 환율이 1,475.27원대에서 유지되는 한, 수출 매출의 원화 환산 가치는 높게 유지된다. 그 부분은 실제로 유리한 조건이다.
그렇다면 시장이 놓치고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 성장 서사에 묻혀 운임 비용과 초기 가동 효율이 동시에 어긋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매출 성장이 계속된다고 해서 영업이익이 선형으로 따라오리라는 보장은 없다. 농심이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하면서 수십 년에 걸쳐 분산시킨 리스크를 삼양식품은 아직 국내 집중 생산 구조 안에 안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삼양식품의 고유한 구조적 한계다. 밀양 2공장이 그 구조를 본질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보인다.)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가 1,833,650원, 현재 주가 1,369,000원. 두 숫자 사이의 간극 25%가 기회인지 착시인지는, 향후 두 분기 안에 공개될 공장 가동률과 영업이익률 데이터가 답할 문제다. 그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 컨센서스 1,629억은 가설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