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가 기준 평균 목표가 19.7% 낮음
₩115,000
나도 처음엔 이거 보고 웃었다.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주가가 80,677원인데 주가는 이미 100,500원이다. 시장이 전문가 집단 전체를 25% 앞질러 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 이런 상황에서 시장은 뭔가를 알고 있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고 달리고 있다. 두 경우의 결말은 꽤 다르다.
시장의 통념은 이렇다. “SK텔레콤이 AI로 체질을 바꾸고 있으니, 통신주가 아니라 AI 인프라 플레이어로 봐야 한다.” 그리고 그 논리 위에 3개월 수익률 +55.1%라는 숫자가 얹혀 있다. 1월 22일 61,000원에서 4월 22일 100,500원. 숫자만 보면 그럴듯하다. 그런데 나는 이 논리가 절반만 맞다고 본다.
AI 전환 비용이 먼저 온다
SK텔레콤의 2025년 4분기(Q) 영업이익은 1,191억원이다(에프앤가이드 기준). 분기 영업이익을 들고 AI 전환 비용을 더 쏟아부어야 하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는 준공 순간부터 감가상각비가 쌓이기 시작하고, 매출이 들어오기 전에 비용이 먼저 달려온다. 이건 통신업의 문법이 아니라 자본집약 인프라 사업의 문법이다.
자금조달 비용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SK텔레콤 신용등급(AA-)에 해당하는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2026년 4월 21일 연 3.994%다(한국은행 ECOS 기준). 기업 시설자금 대출금리는 2026년 2월 기준 연 3.86%로, 2025년 3월 4.02%에서 하락한 뒤 3%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3.86~3.99%는 공짜가 아니다. 대규모 인프라를 외부 차입으로 쌓을 때, 이 금리는 영업이익률의 바닥을 조용히 갉아먹는 숫자다.
업황 전망도 짚어야 한다. 서비스업 업황전망BSI는 2025년 6월 전망 기준 67이다(한국은행 ECOS 기준). BSI 100이 기준선인데 67은 그 기준을 한참 밑돈다. 본업인 통신업이 포함된 서비스업 전반이 보수적인 전망 아래 있다는 뜻이고, 그 위에서 AI 신사업이 기존 현금흐름의 둔화를 만회해야 하는 구조인데, 시장은 이 부분에 유독 관대하다.
풀스택 AI, 전략인가 슬로건인가
사업 구성을 보면 SK텔레콤의 매출은 무선통신사업 74.24%, 유선통신사업 22.72%, 기타 3.05%다. AI 사업이 독립 세그먼트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현재 상황을 설명한다. 이동전화 시장점유율 45.30%, IPTV 32.00%, 초고속인터넷 28.90%를 가진 과점 사업자가 AI 인프라 회사로 탈바꿈하는 건, 치킨집 사장이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차리는 것과 비슷하다. 브랜드는 있고, 자금도 있다. 문제는 그 주방에서 스테이크를 굽는 법을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다.
2026 월드IT쇼에서 공개될 ‘풀스택 AI’ 전략은 그 답의 일부가 될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공공·국방 AI 사업 확대, 보안 이슈 대응까지 방향성은 분명하다. 그런데 투자자가 봐야 할 진짜 변수는 전략 발표 자체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이다. 고전력 소모를 상쇄할 운영비용 절감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이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한다. 전략 슬라이드는 전력 요금 고지서를 이기지 못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주가에는 두 가지가 동시에 들어있다. 하나는 재평가다. 과점 통신사업자가 AI 인프라로 피벗하는 것, 공공·국방 분야 수주 가능성, 금리 레벨로 인한 자금조달 환경. 또 하나는 기대의 선반영이다. 아직 독립 세그먼트로도 잡히지 않는 AI 매출이 분기 영업이익을 덮을 것이라는 믿음. 이건 믿음이지 데이터가 아니다.
컨센서스 최고 목표주가가 115,000원이다. 지금 주가 100,500원에서 위로 남은 여유는 14,500원, 약 14%다. 반면 평균 목표주가까지의 하방은 약 20,000원, 19.7%다. 이 비대칭 구조를 보고도 “AI 전환 스토리니까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하나만 묻고 싶다.
AI 전환이 완성됐을 때 그 수익이 반영될 주가가 지금 주가라면, 당신은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