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ONEXPERT a view, not a verdict.

호르무즈가 흔들릴 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용히 웃는 이유

유가가 오르면 중동이 불안하고, 중동이 불안하면 총이 팔린다. 이 불편한 등식이 2026년 봄, 다시 한번 현실로 들어오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기준 WTI 원유 가격은 배럴당 119.89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1.27% 오른 수치이고, 일중 고점은 121.15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한국경제신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식량·에너지 충격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호르무즈는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요충지다. 이곳이 막히면 에너지 시장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전반이 흔들린다.

그 공포가 지금 유가에 반영되고 있다.

그런데 이 위기 한가운데서 역설적으로 수혜를 기대받는 기업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항공·우주·지상무기체계를 아우르는 이 방산 기업은 중동 긴장이 고조될수록 수주 기대감이 올라가는 구조적 위치에 놓여 있다. 이유는 꽤 단순한데, 고유가 수익을 등에 업은 중동 국가들이 방위 예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유가 120달러 시대는 산유국들에게 무기 구매 여력을 극대화하는 환경이기도 하다.

여기에 환율이라는 조력자도 빼놓을 수 없다. 원/달러 환율은 2026년 3월 13일 야간 장중 1,500원선을 재차 돌파했고, 데이터 기준으로도 1,496.5원에 형성돼 있다(단기 변동성 감안 필요). 방산 수출 계약은 대부분 달러로 체결되니까, 환율이 오를수록 같은 달러 수주금액이 원화 기준으로 더 큰 매출과 이익으로 잡힌다. 솔직히 지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장에서는 유가도, 환율도, 지정학도 전부 우호적인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2025년 K-방산 수출 역대 최대 수주라는 기록을 세우며 실적 상승 흐름을 보여줬다. 삼성중공업이 고유가와 방산 수주의 교차점에서 주목받듯,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에너지 시장 불안이 방산 수요로 전이되는 흐름의 한가운데 서 있다. K-방산이라는 브랜드가 폴란드, 호주, 루마니아를 넘어 중동까지 확장되는 과정에서, 이 기업은 가장 전방에 위치한 플레이어 중 하나다.

물론 시장 전체가 축제 분위기는 아니다.

3월 14일 KOSPI는 5,487.24포인트로 전일 대비 1.72% 하락하며 조정 압력을 받았다(최근 기준).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시 전반에 부담을 주는 환경인 건 맞다. 다만 방산 섹터는 바로 이 불확실성이 수요를 만드는 좀 특수한 산업이다. 전쟁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방위 예산이 늘고, 예산이 늘면 수주가 따라온다. 증시 조정 국면에서도 방산주에 별도의 수급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한 가지 짚어볼 건, 이런 ‘지정학 프리미엄’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중동 긴장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되거나 유가가 급락할 경우, 지금 기대되는 수주 모멘텀이 상당 부분 꺾일 수 있다. 방산주 특성상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수주 확정 전에 주가가 먼저 조정받는 패턴도 드물지 않다.

그래도 흥미로운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피지컬AI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방산 하나로 설명되던 기업이 인공지능 기반 물리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성장 축을 얹겠다는 건데, 이게 시장에서 단순한 다각화 시도로 읽힐지, 중장기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근거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방산 수주 모멘텀이 구조적으로 강화되는 시기에 신사업 스토리까지 더해진다면, 그 조합이 만들어낼 시장 내러티브는 꽤 두꺼워질 수 있다.

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수확할 위치에 선 기업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금 그 자리에 있는지, 지켜볼 이유는 분명히 있다. 호르무즈의 긴장이 어디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 기업이 가진 카드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아 보인다.

비전문가의 한 줄 평: 전쟁 날 것 같으면 방산주 사야 한다는 말이 이렇게 현실적으로 들릴 줄 몰랐다, 좀 씁쓸하지만 차트는 솔직하네요.